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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시우영 (2022.11.12.촬영)
육시우영 (2022.11.12.촬영)

육시우영

  • 안내판이 설치된 4·3 유적지
  • 마을을 존폐위기로까지 몰고갔던 끔찍한 학살 사건, '육시우영 사건'이 있었던 장소
  • 학살 책임자의 이름을 명확히 하는 등 안내판 내용의 보강이 필요함

<4·3유적지 시민 안내판>

'육시우영'은 1948년 11월 13일 새벽, 원동마을로 향하던 제9연대 군인들(중대장: 전순기 중위)이 하가리를 지나다 제사집에 있던 사람들과 그 근처에서 살고 있던 사람들을 강제로 끌어내어 25명을 공개적으로 집단학살한 장소이다. 하가리 마을 회관 서쪽 100미터 지점에 '육시우영'​이라 불리는 밭이 있다. 이곳이 희생터이다.

11월 13일은 문창하 씨 댁 제사였다. 이 날 제사집에 사람들이 모여 있자 군인들은 정순아 씨 댁을 중심으로 근처의 집들을 불지르면서 주민들을 끌어냈다. 그리고는 정순아 씨 댁 앞밭, 속칭 '육시우영'​에서 25명을 공개 총살했다. 이날 정순아 씨는 가족 중에서 5명이 희생당했다. 정씨 댁 주변 주택 16채가 전소되기도 하였다.

군인들은 아이들과 여자들을 꿇어 앉혀놓고 총살 장면을 구경하게 했다. 군인들은 총을 난사한 후에 목숨이 붙어 있는 주민들은 대검으로 재차 학살하는 잔인함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는 자신의 남편이 총살당하는 것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지켜봐야 했던 사람도 있었다. 이날 희생자 중에는 만삭의 임산부도 있었다. 토벌대의 잔인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다.

참조

<어디에 있나요?>

  •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 1386-1번지
  • 찾아가려면: 육시우영은 하가리민회관(하가리 노인회관)에서 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약 80m 떨어진 창고 건물 뒤편으로, 현재 감귤밭으로 이용되고 있다. 앞에는 제주4·3유적지임을 알리는 녹색의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시민지킴이단이 이곳을 조사 유적지로 선택한 이유>

  • 육시우영 사건은 하가리 마을을 존폐위기로까지 몰고 갔던 참혹한 사건이었습니다. 현재 육시우영 앞에는 4·3 유적지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으나 그 내용이 대략적이고, 학살의 책임자인 토벌대장 전순기 중위의 이름이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 제주다크투어와 4·3유적지 시민지킴이단 2기는 육시우영 사건의 책임자인 토벌대장 전순기 대위의 이름을 명시하고, 토벌대의 만행을 보다 상세히 서술한 <시민 안내판>을 만들어 시민행동을 진행합니다.

<제주4·3과 육시우영>

  • 애월면 하가리는 예전부터 아랫더럭, 알더럭이라 불렸던 약 160호 가량의 작은 마을이었다. 해변마을은 아니지만 해변을 따라 조성된 일주도로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어서 중산간마을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마을이다. 이 때문에 하가리에는 소개령이 내려지지도 않았고, 제주4·3 발발 후에도 전혀 사건이 벌어지지 않아 주민들은 별 걱정없이 살고 있었다.
  • 육시우영 사건은 이런 상황속에서 벌어졌다. '육시우영'은 지금의 하가리 마을회관 서쪽 100미터 쯤에 있는 밭의 이름이다. 1948년 11월 13일 새벽 1시, 제주읍 외도리에 주둔하고 있던 9연대 군인들이 마을에 들이닥쳤다. 그 시각 하가리의 한 집안에서는 제사를 끝낸 후 음복을 하고 있었고, 중동네 정기봉의 집에서는 몇몇 사람들이 모여 돼지고기를 안주로 술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진압군은 불이 환히 켜진 채 사람들이 모여 있는 정기봉의 집을 덮쳤다. 또한 이웃집들에도 들이닥쳐 잠자던 주민들을 닥치는 대로 끌어내고, 이웃 14채의 가옥에 불을 질렀다. 그리고 사람들을 '육시우영' 밭으로 끌고가 25명을 공개적으로 집단학살하였다.
그날 밤 문창하(文彰厦) 씨 댁에 제사가 있어서 당시 구장이던 고창룡(高昌龍) 씨 등과 함께 제삿집으로 가고 있었지요. 가던 길에 보니 정기봉 씨 댁에서는 돗추렴을 하고 있더군요. 주로 ‘말 구루마’를 갖고 있던 사람들끼리 모인 것인데 인근의 주민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그동안 낮엔 토벌대가 올라와 괴롭히고 밤엔 무장대가 내려와 협조하라며 강요하니 근심걱정이 많았는데 오랜만에 모여 술한잔 하며 마음을 달래자는 것이었지요. 제삿집에 있던 나는 총소리에 놀라 남의 집 ‘통시’에 빠지면서 허겁지겁 집으로 달려왔습니다. 이어 군인들의 포위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내와 아이 두 명을 데리고 마을 동쪽의 속칭 ‘무남동산’으로 뛰었습니다. 그곳에는 이미 동네사람들이 많이 피신해 와 있더군요.
모의란 은밀히 하는 것이지, 그렇게 모여 술마시고 떠들며 모의하는 경우가 있습니까. 그리고 그동안 마을에서 총살극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그런 학살을 당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지요. 예상했다면 돗추렴이 아니라 소 한 마리를 공짜로 준다 해도 희생자들이 그곳에 가지 않았을 겁니다. 희생자들은 모두 그 돗추렴하는 집안에 있거나 혹은 그 집 부근에 살던 사람들입니다.
- 주민 윤성범(98년 79세, 애월읍 하가리) 님의 증언
제민일보4·3취재반, "초토화작전 - 애월면⑦ 하가리", 「제민일보」, 1999.01.15.
  • 이날 하가리에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육시우영으로 강제로 끌려가 25명의 무고한 마을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총살당했다. 토벌대는 아이들과 여자들을 꿇어 앉혀놓고 총살 장면을 구경하게 했다. 군인들은 총을 난사한 후에 목숨이 붙어 있는 주민들은 대검으로 재차 학살하는 잔인함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는 자신의 남편이 총살당하는 것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지켜봐야 했던 사람도 있었다 한다. 이날 학살당한 주민들 중에는 만삭의 임산부도 있었다.
  • 또한 한 달 뒤인 1948년 12월 17일에도 토벌대가 하가리 주민들을 잡아들여 외도리로 가 총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외도리에서의 총살극에는 하가리 주민뿐만 아니라 고내리, 상가리 주민 수십 명도 함께 희생되었다. (제민일보4·3취재반, "초토화작전 - 애월면⑥ 상가리", 「제민일보」, 1998.11.20.)
  • 두 차례에 걸쳐 인명피해를 당한 하가리 주민들은 당시 토벌대장들의 이름을 생생히 기억했다. 주민들은 1948년 11월 13일 육시우영 사건은 전순기(田舜基) 중위를, 12월 17일 사건은 탁종민(卓鍾民) 중위를 각각 그 책임자로 지목해 국회조사단에게 신고했다. 육시우영의 4·3 유적지 안내판에는 위와 같은 학살 책임자의 이름을 정확히 기록하여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 당시 토벌대가 왜 하가리 마을에 왔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그중 가장 설득력 있는 설은, 외도에 주둔해 있던 9연대 군인들이 산간마을인 원동에 무장대가 집결해 있다는 정보를 듣고 출동하던 중 하가리에 마을주민들이 모여있는 것을 보고 폭도 모의를 하는 것으로 오해해 학살극을 벌였다는 설이다. 그러나 육시우영에서 희생된 주민들이 노인과 부녀자를 포함한 평범한 주민들이었기에 이날 총살의 정당한 이유는 될 수 없다.
  • 육시우영 사건이 벌어진 1948년 11월 13일은 이승만이 불법적인 계엄령을 선포하기 4일 전이며, 초토화작전이 막 개시된 시점이다. 이날 조천면 교래리, 와흘리2구, 신흥리, 안덕면 상천리, 상창리, 창천리 등 각에서 비슷한 사건들이 같은 날 벌어졌다. 이 학살극은 해당지역을 담당한 군인들이 임의로 벌인 일이라기 보다는 '모종의 계획'에 따라 전도에 걸쳐 진행된 것으로 보여진다.
  • 한편 육시우영에서 학살을 자행한 9연대 군인들은 직후 소길리 원동으로 향했다. 원동에 무장대가 집결해 있다는 첩보를 들은 군인들은 원동 주민들을 집합시켜 50~60명을 무차별 총살하고 모든 가옥을 불태웠다. 이렇게 원동은 지도에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미군 문서인 'G-2 보고서'에는 이날의 학살을 무장대 사살로 둔갑시켜 기록하고 있다. (제민일보4·3취재반, "초토화작전 - 애월면⑧ 소길리", 「제민일보」, 1999.01.22.)

<4·3유적지 시민지킴이단 활동>

  • 2022. 11.12. 시민지킴이단 2기 2조 사전답사
  • 2022.10.~12. 유적지 자료조사
  • 2022. 12.31. 시민지킴이단 2기 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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