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개 4⋅3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우리는 제주평화인권헌장의 역사적이고 시대적인 필요성을 수 차 례에 걸쳐 강조해왔다.
그러나 여전히 소수자를 차별하고, 4⋅3을 폄훼하는 움직임은 평화로워야할 이 땅 제주에서 멈추지 않고 있다.
제주평화인권헌장을 향해 던져진 혐오와 배제의 언어는, 제주4·3의 진실을 부정하고, 인간의 존엄을 거부하는 칼날이다.
억울하게 쓰러진 이들의 숨결, 남은 자들의 눈물은 4⋅3이 지나간 과거에 머물러서는 안 되는 이유다.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할 역사의 교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이 땅 일부 세력은 차별을 정당화하고, 인권을 조롱하며, 심지어 4·3의 기억마저 지워내려 시도를 추지 않고 있다.
성별, 정체성, 사상, 출신을 이유로 한 차별은 4·3의 희생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큰 경고다. 그 경고를 외면하는 자들은 역사의 잘못된 굴레를 다시 짊어지려는 자들일 뿐이다.
이미 제주평화인권헌장의 내용은 세계적으로도 보편성을 획득해 가는 가치다.
그런 관점에서 제주평화인권헌장은 오영훈 도지사 개인의 목소리가 아니다. 도민 모두 권리와 존엄을 지키는 약속이다. 4·3의 진실을 왜곡과 폄훼로부터 지켜내는 방패다.
차별 없는 세상, 왜곡 없는 역사, 평화와 인권의 제주를 향한 시작일 뿐이다.
우리는 이 헌장을 흔드는 모든 혐오의 목소리를 규탄하면서 성경의 분명한 말씀을 전한다.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갈라디아서 3:28)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믿는 믿음을 가진 너희는 사람을 차별하여 대하지 말라.”(야고보서 2:1)
“무릇 그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어두움에 있고 어두움에 행하느니라”(요한일서 2:11)
이 말씀은 해석의 여지 없이 성경이 우리에게 차별과 혐오를 멈추고, 사랑과 존중으로 서로를 대하라는 준엄한 명령일 것이다.
제주4·3의 희생은 바로 이러한 차별과 혐오가 낳은 비극이었고, 그 기억은 오늘날 우리에게 다시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말라는 경고로 남아 있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라는 말씀처럼, 제주는 차별 없는 세상과 평화로운 제주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혐오와 배제는 결코 제주 땅에 뿌리내릴 수 없다.
억울하게 쓰러진 이들의 이름 앞에서,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오영훈 도정은 부디 평화와 인권을 향한 대장정의 길은 멈추질 않기를 바란다.
2025년 12월 2일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